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로 인기를 누린 미국 배우 톰 시즈모어가 별세했다. 향년 61
3일 AP통신은 시즈모어의 매니저 발표를 인용해 그가 이날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병원에서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즈모어는 지난달 18일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뇌동맥류로 쓰러졌다. 이후 혼수 상태에 빠졌다. 최근 의료진이 가족에게 연명 치료 중단을 권유했다고 외신이 전하기도 했다.
1961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시즈모어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템플 대학원에선 연극을 공부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7월 4일생'(1989)으로 주목 받았다.
이후 스톤 감독의 또 다른 액션 영화 ‘내추럴 본 킬러'(1994), 알 파치노·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은 컬트 클래식 범죄 스릴러 ‘히트'(1995),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초기 대표작 ‘스트레인지 데이즈'(1996) 등 잇딴 화제작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스타가 됐다.
하지만 약물 의존을 비롯 전 여자친구 폭행, 가정폭력 등 극악무도한 행위로 경력을 스스로 망가뜨렸다. ‘미투 운동’이 확산하던 때에 영화 촬영장에서 11세 소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수십 편의 영화와 시리즈 출연 목록을 가지고 있다. 저예산 프로덕션에서 주로 거칠고 터프한 남자들을 연기해왔다. ‘진주만'(2001) ‘씨커'(2001) ‘블랙 호크 다운'(2002) 등 대형 블록버스터에도 나왔다.
2013년엔 회고록 ‘바이 섬 미라클 아이 메이드 잇 아웃 오브 데어(By Some Miracle I Made It Out of There)’를 펴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자신이 맡은 강한 해병대 군인 ‘마이클 호바스’ 중사가 한 말에서 따온 제목이다.
시즈모어는 해당 회고록에서 “전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사람이다. 그런데 현재 전혀 가진 게 없다”면서 “전 흥미로운 삶을 살았지만, 절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제가 무엇을 줄 것인지 말할 수 없다”고 썼다.
연예인 재활을 돕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셀러브리티 리햅’과 이 프로그램의 스핀오프인 ‘소버 하우스’에 출연했는데, 수백만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서였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