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6일(현지시간) 율리우스력 성탄절 전야 맞아 10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성당에 몰렸다. 전쟁 중임에도 예외 없이 성탄절을 맞으려는 인파 행렬은 이어졌다. 종교·정치계 1인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불굴의 의지를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AP,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전날 성탄절 전야에 약 100만 명의 인파가 러시아 정교회 성당을 찾아 예수 탄생을 기념했다. 일반적으로 정교회 문화권에는 성탄절 당일보다 전야에 많은 종교 행사가 열린다.
정교회를 믿는 러시아는 율리우스력에 따라 매년 1월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다.
키릴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는 타스와 연례 성탄절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에게 닥친 시련은 조국을 향한 사랑과 기꺼이 조국을 수호하려는 의지를 직접 포함하는 우리의 세계관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 Vladimir Putin celebrated Christmas in a church in Novo-Ogaryovo together with the families of fallen Heroes of Russia 🙏🫡
After the Christmas Eve Vigil, all the participants of the meeting gathered at a Christmas table. pic.twitter.com/VGWXBvNqOA— Roberto (@UniqueMongolia) January 7, 2024
또 성탄절 메시지를 내어 “예수 그리스도가 삶의 잘못된 길과 지향으로부터 우리를 구했다”며 “어떤 외부인의 악(惡)도 삶의 평화로운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러시아를 위해 기도하자”고 권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탄절 예배에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용감하고 영웅적인 러시아 전사 중 다수가 이번 명절에도 무기를 들고 조국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아울러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군인을 지원하기 위한 종교 단체의 노력을 강조했다.
이웃 국가 벨라루스는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 성탄절을 모두 기념한다. 매년 1월7일과 12월25일 두 차례 국경일로 성탄절을 기린다.
“God is with us”: Patriarch Kirill congratulated all believers on Christmas Jan 07
#Russia #RussianChristmas pic.twitter.com/iZtvhzrotC
— War Reports (@cheguwera) January 6, 2024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무신론자를 자처하지만, 줄곧 성탄절 전야 예배에 참석해 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자비와 도덕적 순결이라는 정교회 전통을 보존함으로써 우리의 고향 벨라루스를 위한 최고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 도시 벨고로드에서는 러시아 주민 100여 명이 공습을 피해 내륙 지역으로 대피했다. 벨고로드에서는 전시 상황을 고려해 야간 예배가 취소됐다.
우크라이나는 1917년부터 매년 1월7일 성탄절을 기념했지만, 탈(脫)러시아와 동시에 친(親)유럽 행보를 대외적으로 노출하기 위해 이번 성탄절은 지난달 25일 치렀다. 전쟁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변화를 통해 러시아 문화를 지우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