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지자 백악관과 국무장관까지 잇따라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 도움이 안 되는 경솔한 언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럽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접경 폴란드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갑자기 원고에 없던 말을 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미래, 민주주의에 기반한 밝은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바라건대, 푸틴은 더 이상 권력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To the Russian people: You are not our enemy.
The American people stand with you and the brave citizens in Ukraine who want peace. pic.twitter.com/gsbtNYLKDt
— President Biden (@POTUS) March 26, 2022
이는 곧장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미 언론의 대서특필로 이어졌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 “푸틴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겠다는 게 아니라 푸틴에게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권한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줄리앤 스미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난민을 만난 이후 인간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며 말실수에 무게를 실었다.
바이든 발언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부 외교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다며 긴장 악화를 우려했다.
짐 리치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최고위원은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원고에 충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치 의원은 정권교체를 제안하는 것조차 “큰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 발언은 “끔찍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롭 포트먼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미 NBC방송 시사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러시아의 선전전에 악용될 수 있다. 푸틴이 악용할 수 있다. 대통령의 실수였다”며 “애드리브(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력하다”고 비판했다.
미 하원 외교위 공화당 최고위원인 마이클 맥콜은 “즉석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알지만 대통령이 뭐라고 말하든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이 발언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추가 군사 원조와 다른 원조를 보내려는 움직임을 무색하게 할 것이다”고 경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의 애드리브가 전 세계적인 소동을 일으켰다”며 “푸틴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러시아 선전의 일부로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대통령 입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푸틴은 갈등을 확대하거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총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하스 외교협의회 회장도 “축출과 체제 변화는 푸틴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바이든 발언으로 인해) 푸틴이 어떤 타협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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