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나이에 3번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14개월에 걸친 재활 끝에 돌아온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연일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
그에게 의혹의 시선도 뒤따랐지만, 메이저리그(MLB)에서 경쟁력을 몸소 입증하고 있다.
류현진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는 칼날같은 제구력이다.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정확하게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농락한다.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2홈런)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고 팀의 8-3 승리에 발판을 마련해 시즌 3승째(1패)를 따냈다.
7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삼진 5개를 잡았고,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0.8마일(약 146.1㎞)에 머물렀지만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클리블랜드 타선을 요리했다.
특히 시속 100㎞ 중반대의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느림의 미학’을 선보였다.
강속구가 주를 이루는 MLB에서 시속 140㎞ 중반대 직구로도 살아남는 류현진의 제구력에 연일 찬사가 나온다.
하지만 류현진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류현진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제구력을 빨리 되찾은 것이)무척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되찾은 것”이라며 “나는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인 2루수 데이비스 슈나이더는 류현진의 승리 도우미로 활약했다. 슈나이더는 1회말 역전 투런포를 날리는 등 3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달 5일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슈나이더는 10경기에서 타율 0.424(33타수 14안타) 4홈런 9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373으로 맹활약 중이다.
류현진은 후배의 활약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슈나이더는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며 “빅리그에 콜업된 이후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대단하다. 팀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