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가 점차 줄고 있음에도 수백만명의 노동자들이 노동시장 복귀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수년 동안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에서 노동 시장을 떠난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이 지속적인 질병 공포나 신체 장애, 후유증 등으로 인해 무기한 외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것은 수년 동안 노동력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테크놀로지코 오토노모 멕시코 연구소의 호세 마리아 바레로, 시카고 대학의 스티븐 데이비스, 스탠포드 대학의 니콜라스 블룸 등 연구팀이 지난 1년 동안 매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300만명의 인력 이탈자들은 대유행이 끝난 후에도 출근, 오프라인 쇼핑, 외식 등 대유행 이전 활동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여성이었고, 대부분 대학 학위 없이 저임금 분야에서 일해왔다.
조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최소 1만 달러를 벌어들인 20세에서 64세 사이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완전하거나 부분적인 또는 정상적인 활동으로의 복귀를 계획하는지 묻자 10명 중 1명은 계속해서 일터에 돌아가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작업 상태와 나이, 성별과 같은 다른 변수를 통제한 후 약 300만명의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인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을 “긴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명명하며 이것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지속적 흉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우리의 증거는 노동력이 마법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이러한 긴 사회적 거리두기 숫자에 어떠한 변화도 보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노동력 참여의 감소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WSJ는 연구팀의 예측이 사실이라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후 잠재적으로 수년 동안 노동력이 침체될 것이며 이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3월과 4월, 대유행으로 약 2200만명이 실직했고 고용노동자와 16세 이상 구직자 모두로 구성된 노동력으로 사펴보면 전체의 5%인 820만명이 감소했다.
올 3월 기준 취업자수는 120만명 미만으로, 2년 전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노동인구는 1억6440만명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17만40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이득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약 350만명의 놓치고 있다. 이 수치는 3월의 근로자수와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속도로 노동인구가 계속 늘었을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정도의 수치다.
앞서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가동하고 실업급여를 강화했다. 이에 가계 저축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만큼 늘어난 바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해고된 이후에도 일터에 복귀하지 않으려는 근로자들이 쌓아뒀던 저축이 줄면서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다시 노동시장에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