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CNBC,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이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9%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다.
경제학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인사이트의 설립자 오마르 샤리프는 3월 물가 상승률이 8.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3월 CPI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많다고 본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또 다른 해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경제 재개방으로 올해 말쯤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공급망 혼란이 강한 소비자 수요와 충돌하며 상승세가 가팔라졌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더욱 상황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다음 주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0.25%포인트의 첫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NBC는 “높은 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속도를 늦춰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성장률 기대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긴 했으나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CNBC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이 전망한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3.2%로 2월 전망치보다 0.3% 하락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디렉터는 “연준은 어려운 상황에 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 손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미 늦었다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서도 연준이 금융 시장 여건이 나빠지면 멈칫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