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항공기에 충돌해 사고를 일으키는 ‘버드 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해 새를 쫓는 ‘로봇매’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은 네덜란드의 흐로닝겐 대학이 개발한 ‘로봇매’가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버드 스트라이크’로 항공기가 파손되거나 비행이 지연·취소돼 해마다 14억 달러(약 1조9842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공항에서는 드론이나 매를 포함한 맹금류를 활용해 새떼를 쫓고 있지만. 맹금류를 사육하고 훈련시키는 비용이 만만찮을 뿐 아니라 다루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로봇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섬유와 발포폴리프로필렌(EPP)으로 제작된 날개 길이 70cm의 ‘로봇매’는 새를 쫓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최근 공개된 연구에서 밝혀졌다.
프로펠러와 두 날개로 비행하는 ‘로봇매’는 머리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지상의 조종사에게 ‘1인칭 시점’을 제공한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롤프 스톰에 따르면 ‘로봇매’는 날아오른 지 5분 안에 범위내의 새떼를 모두 쫓아냈고, 70초 만에 50%를 몰아냈다.
무게 0.245kg인 ‘로봇매’는 드론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났다. 드론의 성능은 동일 시간 내에 ‘로봇매’의 80%정도에 그쳤다.
This bird in the sky is a flying robot pic.twitter.com/konbJglbtg
— Vala Afshar (@ValaAfshar) October 24, 2022
저자들은 실제 맹금류와 비교해 봐도 ‘로봇매’가 더 실용적이고 윤리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봇매’는 훈련된 조종사가 필요하고, 악천후엔 비행할 수 없는데다 배터리 수명이 15분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또 거위나 왜가리처럼 큰 새들을 쫓는 데는 효과가 떨어져 ‘로봇 독수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캐나다 에드몬톤 국제공항에서 ‘로봇새(Robird)’를 세계 최초로 시험한 바 있다.
지난 10월14일에도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보잉 737-900기가 이륙직후 새와 충돌했다. 여객기는 시카고 국제공항으로 회항해 사고 없이 착륙했지만 승객들은 다른 항공기로 갈아타야 했다.
미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2019년 미국 753개 공항에서 1만7000건 이상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다.
FAA 데이터에 따르면 충돌사고는 1990년 1800건에서 2018년 1만6000건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