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진통 끝에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 동의함에 따라 향후 이 사업을 어떤 항공사가 넘겨받을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같은 국내 저가항공사(LCC)들이 우선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에 동의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이사진 동의를 얻은 직후 EC에 합병을 위한 시정안을 보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양사 이사회 승인에 따라 유럽 경쟁당국에 시정 조치안을 제출했다”며 “기업결합심사 과정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직 EC 승인을 비롯해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남겨두고 있지만 아시아나 화물 사업을 분리매각 할 경우 사업을 넘겨받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의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여파 이전인 2019년 20% 안팎을 보였지만 2021년 72%까지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21.7%로 줄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의 매출은 2019년 이전에 1조3000~1조4000억원 수준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알짜사업이다. 올 상반기에 7795억원 관련 매출을 올렸다.
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등 화물사업 인수 후보 거론
이 사업을 어떤 항공사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의 매출 순위도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저가항공사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 당시 화물사업 항공운항증명(AOC)이 정지돼 재취득을 해야 하며, 티웨이항공은 내부적으로 아시아나 화물 인수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어프레미아는 상대적으로 인수 의지가 있는 항공사로 분류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총 2만1653톤의 화물량을 기록, 월 평균 2406톤의 화물을 수송했다”고 강조하며 화물사업 분야에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화물사업이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창출하고 있으며 사업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며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 참여를 시사했다.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화물 운송량에서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 또 다른 인수 후보로 꼽힌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2만243톤의 화물을 운송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운송량의 7.2% 수준이다.
아시아나가 화물 부문 매각 시 현재 운용 중인 11대의 화물전용기와 인력까지 함께 넘긴다면 에어인천의 화물 운송량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 그만큼 합병 이후 탄생할 메가 항공사의 유럽 화물 노선 독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 항공사들이 EC,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아시아나를 대체할 업체로 인정 받느냐와 5000억원이 넘는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인수 금액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화물사업 분리 매각을 결정한 만큼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매각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LCC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다가 올 들어 회복 중인 만큼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