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의 주요 우라늄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우라늄 생산업체 ‘에너지 퓨얼'(Energy Fuels)은 서부 그랜드캐니언 인근에 있는 피니언 평야 광산에서 작업량을 늘리고 있다.
업체 측은 이 광산이 6만8000㎡에 달하며, 불과 몇 년 만에 최소 90만7000㎏의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 애리조나주에 최소 1년 간 무탄소 전력 공급을 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 업체는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에 있는 두 개의 광산에 대해서도 추가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깨끗하고 탄소 발생이 없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가 강화되고, 미국이 러시아산 우라늄 공급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자국 내 조달 우라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벨기에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동개최한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34개국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자력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자고 약속한 바 있다.
에너지퓨얼 외에 미 우라늄 생산업체 ‘우라늄 에너지’도 지난해 8월부터 와이오밍주 광산 두 곳에서 우라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부터 사실상 폐광으로 방치된 지 6년 만이라고 한다. 또 ‘엔코어 에너지’도 지난해 말부터 텍사스주 공장 2곳에서 우라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가운데 북미 원주민(Native American)들과 환경운동가들은 광산 활동으로 인해 각종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랜드캐니언 인근에 보호구역이 있는 하바수파이 부족은 피니언 평야 광산에서의 작업이 미 남서부 콜로라도 고원 전체의 물 공급, 야생 동식물, 지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그랜드캐니언과 그 지류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은 미 서부 전역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자원이라며 오염을 걱정하고 있다.
하바수파이 부족 측은 해당 광산에서의 작업을 막기 위해 규제 당국과 논의하고, 수 차례 법적으로 문제제기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광산 활동을 멈추는 것과 관련한 별다른 진척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