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2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지지을 받아 하길 희망하지만, 필요하다면 혼자서 하겠다”며 가자지구 내 라파 지상군 투입 의지를 드러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CNN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블링컨 장관과 만난 후 영상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5개월 넘게 하마스와 전쟁에 함께 서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쟁 지역을 위해 민간인 대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당연히 인도주의적 필요성을 살펴야 하며, 그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나는 라파에 들어가서 남은 부대를 제거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내 대규모 지상작전 실행 여부를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라파 작전 수행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현재 라파에는 가자 전역에서 모인 피난민 등 주민 130명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부는 확실한 민간인 보호 계획을 요구하며 라파 지상작전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상전 개시 전 이들을 라파 북부로 다시 피신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을 떠나기 앞서 라파 지상작전은 “전세계에서 이스라엘을 더 고립시키고, 이스라엘의 장기적인 안보와 입지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텔아비브=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3.23.
[텔아비브=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3.23.
네타냐후 총리 및 이스라엘 전쟁 내각과의 회담에서는 “하마스 패퇴라는 이스라엘의 목표에 공감하지만, 라파 지상작전은 그 방법이 아니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많은 민간인들이 죽을 위험이 있으며,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에는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입장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가 수일내 대표단을 파견해 대규모 지상작전의 대안과 몇가지 실행 가능한 옵션에 대해 흥미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할 것이란 점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려를 표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고, 그들은 듣기를 거부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전에도 이스라엘이 미국의 조언을 받아들인 선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커비 보좌관은 “라파는 150명에 달하는 인구가 있으며, 그리 크지도 않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안전과 안보에 책임이 있고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대규모 지상작전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