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미시간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각각 승리했다. 이로써 두 전·현직 대통령 간 리턴매치가 사실상 확정됐다.
CNN은 27일(현지시간) 미시간 민주당 프라이머리 개표 초반 바이든 대통령 승리를 전망했다. 현재 40% 개표 기준 80.4%를 얻은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사실상 유일한 후보로, 이미 승리는 확정적이었다. 경쟁자인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와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각각 2.9%와 2.8%의 득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프라이머리에서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다음으로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에 13.6%라는 표를 줬다.
부동표로도 불리는 이 항목은 경선에서 당에 대한 지지는 표명하지만 특정 후보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다. 앞서 이번 미시간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당내 진보 진영은 가자 전쟁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자 부동표 캠페인을 벌였다.
미시간은 아랍계 비중이 큰 지역으로, 디어본의 경우 주민 55% 가까이가 중동·북아프리카 혈통이라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2020년 미시간에서 50.62%를 득표해 47.84%를 득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당시의 승리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패했던 지역을 되찾은 것인데, 특히 아랍계 민심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10%가 넘는 부동표 투표를 바이든 대통령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CNN에 따르면 이날 디어본 소재 한 중동 식당 인근에는 부동표 캠페인을 벌인 군중이 일부 집결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지지 진영은 부동표가 ‘안티 바이든’과 같지 않다고 강조하는 모습이다.
같은 날 공화당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연승 소식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 프라이머리에서 50% 개표 기준 67.5%를 득표, 27.3%를 얻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손쉽게 앞서 나갔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당초 예상치보다 적은 것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4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은 확정적이지만 본선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중도층 유권자가 헤일리를 더 지지한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직전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지지 유권자의 40%는 트럼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의 경우 이날 프라이머리와는 별도로 내달 2일 미시간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를 개최한다. 전체 55명의 대의원 중 프라이머리 결과에 따라 16명, 코커스 결과에서 39명을 각각 배분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경선 6연승을 기록했다.
그는 미시간 프라이머리 승리가 확정된 직후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미시간 프라이머리 결과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차이가 더 컸다”며 “우리는 미시간에서 승리했고, 전체를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정 격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미시간에서도 패배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가중될 예정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일단 완주를 공언하고 있지만, 그가 얼마나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 전역 15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까지 중도 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헤일리 선거 캠프는 그가 콜로라도를 시작으로 유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매사추세츠, 버몬트를 차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다음 달 중하순께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선 각각 1967명과 1215명의 대의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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