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6일 화상으로 3시간 30분간(휴식시간 포함) 진행된 첫 정상회담에서 대만, 미중 무역,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보건안전 등 다양한 현안과 공동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중국중앙(CC)TV와 백악관 브리핑 등에 따르면 우선 시 주석은 본 회담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면서 “이는 대만 민진당 당국이 ‘미국에 의존해 독립을 추구’하고 일부 미국인들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해 불장난과 같으며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불에 타 죽게 된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완전한 통일은 모든 중화민족의 공통의 염원”이라면서 “우리는 평화통일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으려 하지만, 마지노선을 넘는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과거 50년 동안 국제관계(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미중 관계 회복과 발전으로, 이는 양국과 세계에 혜택이 됐다”면서 “미래 50년 간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미중이 정확한 공존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는 공정하고, 한 정치가가 한 일은 시비공과(是非功過·옳고그름, 공헌과 과오)를 막론하고 역사에 기록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궤도로 되돌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중 관계 발전 과정에서의 경험과 교훈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시기 미중은 ‘상호존중·평화공조·상생협력’이라는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호존중과 연관해 “미중은 상대방의 사회제도와 발전경로를 존중해야 하고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며 각자의 발전권을 존중해 ‘구동존이(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공존에 대해선 “미중은 충돌하지 않고 대립하지 않는 마지노선을 지켜야 하며 평화적으로 공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상생협력에 대해선 “미중 이익은 고도로 융합돼 있어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득이고 싸우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제로섬 게임식 힘 겨루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앞으로 미중은 4가지 사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가지 사안은 ▲대국의 책임감을 보여주고 국제적인 협력을 이끌어 도전들에 대응해야 하고 ▲평등호혜 원칙에 따라 각급, 각 영역에서의 교류를 강화해 미중 관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입하며 ▲갈등과 의견차가 있는 민감한 문제를 건설적으로 처리하고 미중 관계가 탈선하거나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고 ▲중대한 국제적·지역적 현안을 둘러싸고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의 발전 경로와 전략적 의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고, 중화민족의 핏속에는 침략이나 패권 행사 유전자가 없다”면서 “아울러 중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의 발전경로를 세일즈할 의도가 없고 반면 각국이 각자 국정에 맞는 길을 선택하는 것을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을 모두 발언에서는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미중 관계 발전과 연관된 전략적, 전체적, 근본적 문제와 공동관심사에 대해 충분하고 깊이 있는 소통과 교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미중 양국 발전은 모두 관건적인 단계(결정적 단계)에 처해 있고, 인류의 ‘지구촌’은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중은 세계 2대 경제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양국은 자국내 일을 잘 처리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책임도 져야 하고 인류 평화와 발전의 위대한 사업을 공동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본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 체제를 변화시키거나 동맹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과 대립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충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는 오랜 기간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행해 왔고, 대만 분리독립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대만해협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회담 직후 가진 전화 브리핑에서 대만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길게 논의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고 재확인하고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움직임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것이라면서 강력한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 티베트, 홍콩의 상황과 다양한 인권 문제에 관해 솔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대목에 대해 설명하면서 양국간 경쟁을 건전하게 이끌어가는 가드레일이 필요하다는 점, 대만문제, 인권, 경제문제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했으며 두 정상은 사전 준비된 발언내용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고위 당국자는 올림픽 참석 초청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