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60대 아시아계 여성이 한 흑인 남성에게 무참히 폭행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뉴욕 용커스 경찰 당국은 지난 11일 저녁 6시께 아시아계 여성 A(67)씨를 무참히 폭행한 타멜 에스코(42)를 2급 살인미수와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가해자는 길에서 처음 마주친 피해 여성을 향해 “아시아 X!” 등 인종차별 폭언을 퍼부었으며, 피해자가 이에 대꾸하지 않고 집으로 향하자 뒤쫓아가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가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자 가해 남성이 따라 들어와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날려 바닥에 쓰러트렸다. 이후 125회 이상 얼굴을 가격하고, 누워있는 피해자를 일곱 차례에 걸쳐 발로 밟았다.
가해자는 결국 목격자가 개입한 후에야 폭행을 멈췄다.
목격자 이베트 크레스포는 NBC 뉴욕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장면을 목격하고 아파트 출입문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며 “가해자가 시선을 돌리며 피해자에게서 물러났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는 건물 밖으로 나와 양손을 들고 포효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의 폭행을 911에 신고한 다른 목격자는 “목격자 (이베트 크레스포)가 아니었으면 피해자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이번 사건으로 얼굴 뼈가 부서지고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외상 센터로 이송됐으며, 현재는 안정을 취하는 상태라고 용커스 경찰 당국은 밝혔다.
마이크 스패노 용커스 시장은 “우리 도시에서 더 이상의 증오 범죄를 용납할 수 없다”며 “용의자가 극악무도한 행동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존 제이 뮬러 용커스 경찰국장 역시 “내가 본 것 중 가장 끔찍한 공격 중 하나”라며 “무력한 여성을 때리는 것은 비열한 행위이며 인종 때문에 그녀를 목표로 하는 것은 더 비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혐오스럽고 폭력적인 행동이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피고인은 법에서 허용된 최대한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 범죄 방지 단체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2021년 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 및 태평양 섬 주민에 대한 혐오 사건은 총 1만905건으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