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금리 인상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가구, 가전, 생활용품 등 관련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가구·생활용품 업체들은 지난 8월 매출이 1.6% 감소했다. 전자·가전 업체들도 같은 기간 5.7% 매출이 떨어졌다.
금리 인상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으로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입주와 함께 구매하는 가구, 가전, 생활용품 판매도 줄었다고 WSJ는 전했다.
판테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슨은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많이 구입하는 가전과 같은 산업도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이 냉각된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99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20~21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기준 금리를 지난 6~7월에 이어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02%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올해 초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7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8년여 만에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이다. 판매량은 지난 1년 전보다 20.2% 하락했다.
관련 기업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급 가구업체인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는 향후 몇 분기 동안은 주택 시장의 약세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18%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전망치도 낮췄다.
게리 프리드먼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 최고경영자는 “주택 시장 침체가 이제 막 시작됐다”며 “가구 업계도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과 관련 산업 둔화로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상무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주거 관련 투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약 4%를 차지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RA)는 주택 리모델링, 대출, 가구, 가전 등을 망라하는 부동산 산업 관련 소비자 지출이 GDP에서 약 17%를 차지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