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25년 만에 역대 가장 많은 무효표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격차보다도 많은 무효표가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13분 개표율 99.49% 기준으로 윤 당선인은 1632만3166표(48.59%), 이 후보는 1605만6283표(47.79%)를 득표했다.
동시간대 기준 무효 투표수는 30만6152표로 이는 윤 당선인과 이 후보 간 득표수 차이인 26만6883표보다 3만9269표 더 많은 수치다.
이번 대선의 무효표는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5대 대선(40만195표) 이후 25년 만에 가장 많은 무효표였다.
앞선 대선의 무효표를 살펴보면 ▲15대 40만195표 ▲16대 22만3047표 ▲17대 11만9984표 ▲18대 12만6838표 등이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13만5733표)과 비교하면 이번 대선에서는 그 2배가 넘는 무효표가 나왔다.
무효표가 급증한 것은 윤 당선인과 단일화하며 중도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이 후보와 단일화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등에 대한 ‘사퇴’ 문구가 본투표의 투표용지에는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선관위는 보고 있다.
안 후보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각종 여론조사상 5~10%의 지지율을 보인 바 있는데 그의 사퇴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로 무효표가 다수 발생했다는 얘기다.
지난 4~5일 실시됐던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용지를 즉석에서 발급하기 때문에 두 후보의 사퇴가 기표란에 반영이 됐지만 9일 본투표에서 사용된 투표용지는 두 후보의 중도사퇴 전에 미리 인쇄된 탓에 사퇴 표시가 없었다.
실제로 본투표 당일 경기 지역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안 후보 이름이 투표용지에 인쇄돼 있다’며 항의하고 투표용지를 찢는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