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미국 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30일 북한의 핵보유를 돌이킬 수 없다며 북한 핵이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힘”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 뉴스(NK NEWS)가 보도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한국 통일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글로벌 포럼에서 행한 기조연설에서 그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미국 등 적대 세력에 대한 필수 억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상 연설에서 “북한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북한은 늑대로부터 자기 나라를 지키는 일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중, 러 등 “3대 초강국”이 관계가 좋지 않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대해 비관적 견해를 표시했다.
그는 나아가 북한의 핵무기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무기가 전반적으로 이 지역 안정을 지키는 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이 북한 핵보유에 따른 위협을 상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이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냉전 시대 핵위협이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미어샤이머 교수의 발언에 대해 다른 포럼 참석자들이 비판했다.
마이클 커비 전 미 북한인권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완전히 잘못됐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그의 주장은 모든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앤키트 팬다는 김정은이 지난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돌이킬 수 없다”고 선언해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미어샤이머 교수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냉전시대 핵전쟁을 막은 상호확증파괴 위협은 전략이 아닌 여건이었다며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적대국이 핵을 보유하는 것 만으로 핵균형이 달성된다면 좋겠지만 실제 핵 역사는 그와 다르다”며 핵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하고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발생하면 핵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미일은 핵억지는 물론 핵위협 제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북 독일 대사를 지낸 토마스 샤퍼는 한미일 협력과 전 세계 민주국가들의 지속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핵확산 방지에 이해관계가 있는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실주의 국제정치론자인 미어샤이머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