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세차 차량에 설치된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라이터를 켜 불을 낸 출장 세차 업체 직원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는 5일 오전 10시 30분 천안지원 법정에서 열린 이 사건 선고공판에서 업무상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혐의로 기소된 출장 세차 업체 직원 A(31)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출장 세차 업체 대표 B(34)씨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소방시설 작동을 중단시켜 화재 예방, 소방 시설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62)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관리 용역업체에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A씨는 화재 발생의 직접적인 행위자로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라이터를 켜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포함해 상당한 피해를 발생시켰다”라며 “대표로부터 밸브를 모두 잠그고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잠그지 않아 화재를 일으켰으며 자칫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죄책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지만 본인도 중한 상해를 입었으며 그 외에 인명피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C씨는 종전에 화재 경보 오작동이 있었더라도 실제 화재를 염두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사고 발생 당시 당황해서 소방설비와 펌프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종전에도 발생한 화재경보기 오작동 빈도 및 회사 교육 정도 등을 비춰보면 사고 당시 대처를 피고인의 책임으로만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1일 충남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세차 차량 뒤에 설치된 LP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고 차량 내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켜 폭발을 일으킨 혐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가스 누출 여부 등에 대한 점검 및 직원에 대한 적정한 안전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로 A씨가 중상을 입었고 화재가 발생해 지하 주차장 1만 9211㎡과 차량 677대가 타거나 그을려 수십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때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인 C씨는 오작동으로 판단해 소방설비 시스템 가동 전체를 차단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