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선거일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캐런 배스 연방 하원의원과 부동산 재벌 릭 카루소 후보가 맞붙은 LA 시장 선거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현직 연방 하원의원으로 민주당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캐런 배스 후보가 LA 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선거 전문가들과 언론은 그녀의 압도적인 승이를 예견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은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카루소를 누르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리라던 배스 후보는 예상과 달리 예비선거에서 카루소 후보에게 1위를 내주면 결선투표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 6월 LA 시장 예비선거에서 릭 카루소는 득표율 42.14%로 1위에 올랐다. 강력한 1위 후보였던 캐런 배스 의원은 득표율 36.95%로 2위에 머물렀던 것. 배스 후보의 1위를 점쳤던 LA타임스 등의 여론조사와 영 딴판의 결과로 선거 전문가들을 놀라게했다.
오는 8일 결선 투표를 앞두고서도 베스 후보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LA타임스가 공개한 UC 버클리와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배스 후보는 이번 결선투표에서 투표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들 중 45%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41%의 지지를 기록한 릭 카루소 후보와 단 4% 포인트의 차이로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스 후보는 여성 진보주의자로 민주당 성향 백인과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카루소 후보가 중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입지를 굳히면서 결선 투표 캠페인 초반 15% 차이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크게 좁히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LA타임스는 카루소 후보가 배스 후보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으며 수천만달러를 지출한 공격적인 선거광고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A매거진은 배스 후보가 카루소 후보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한 가지 단서를 제시했다.
지난 4일 LA매거지은 “캐런 배스 후보의 한인들과의 불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배스 후보가 지난 1992년 LA 폭동 당시 했던 발언이 한인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LA매거진은 지난달 한인 사회에서는 30년전 LA 폭동 당시 배스 후보가 했던 한인 비하성 발언들이 한인 언론에 보도되면서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녀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1992년 LA 폭동 당시 치안 상태 조사를 위해 구성된 웹스터 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배스 의원은 “한인들은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영어를 배우려는
의지가 없다”거나 “많은 한인 업주들이 흑인을 도둑으로 보는 것처럼 느낀다”고 발언한 기록이 일부 한인 사회 인사들에 의해 공개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또, 배스 의원은 LA 폭동 이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타는 리커스토어는 마치 기적과 같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배스 의원은 뉴욕타임스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웹스터위원회에서 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에 대해서는 발언 사실 자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고 LA매거진은 소개했다.
LA매거진에 따르면, 이번 시장 선거에서 한인 노년층 유권자들은 LA한인축제에서 그랜드 마샬이었던 카루소에게 기우는 경향대는 경향이 있지만 배스 후보는 한인 민주당 협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초박빙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이번 선거전에서 주류 언론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배스 후보와 한인 커뮤니티와의 불화’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 관심이다.
LA 매거진은 약 32만 6,000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 LA 시장선거에서 정치적으로 활동적인 대규모 한인 커뮤니티와의 불화가 선거 결과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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