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화책을 뜻하는 ‘햇볕정책’이란 표현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제안한 조순승 전 의원(93)이 지난 5일 오전 오렌지카운티 라구나우즈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그의 손아래 동서인 정대철 전 의원이 전했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중앙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1959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고려대 등에서 정치학 교수를 지내다 1988년 제13대 평민당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15대까지 3선을 했다.
정 전 의원은 “1990년대 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솝우화 얘기를 하면서 ‘Sunshine Policy’라는 말을 고인이 처음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햇볕정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미국 헤리티지재단 초청 연설부터.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나는 1995년 초에 김 전 대통령에게서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외교통일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혔던 그는 2002년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외교담당 고문으로 활동했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정 전 의원은 “국내 추모식은 2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