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의 날인 11일 플러턴 시 힐스레스트 공원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이곳에는 한국전 미군 전사자 3만6591명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들어섰다. 한국전(6·25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이름 전원이 각인된 기념비가 미국에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의소리(VOA)가 이날 보도했다.
우리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 기념비 설립은 미국 내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건립위원회’ 주도로 추진됐으며, 국가보훈처가 일부 예산을 지원했다.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건립위원회’의 기념비 건립 계획은 10년 전부터 추진됐다고 한다. 일부 시들이 공간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지만, 플러턴 시의회는 확장 공사가 진행된 힐스레스트 공원에 기념비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환영했다.
브루스 휘태커 플러턴 시장은 기념사에서 “플러턴에 한국계 미국인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념비를 이곳에 세우는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휘태커 시장은 “기념비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이 모이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프랭크 멘도사는 자신의 형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멘도사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은 종종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지만 한국전 전사자 유족들에게 이는 잘못된 명칭”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쟁은 형제나 자매를 잃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전쟁이 아니다. 북한 인민군에 포로로 잡혔었거나 전쟁에서 부상을 당했던 사람들에게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에는 모두 178만명의 미군이 참전했다. 전쟁에서 4만여 명이 사망·실종했고 10만명 이상이 부상했다.
오각형 별 모양으로 만들어진 5개 기념비에는 한국전에서 숨진 미군 3만6591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멘도사는 그의 형제인 버니와 함께 제막식에 참석했다.
멘도사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을 방문했다면서 형의 이름이 기념비에 새겨지는 것은 처음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희생된 미군 8명 유해의 신원을 추가 확인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는 최근 두 달 사이 8명의 신원을 추가 확인했다.
18세의 나이로 참전했던 오하이오 출신 찰스 리 상병을 비롯해 케네스 포먼 상병, 미쇼 터브빌 일병, 잭 릴리 육군 일병, 하워드 벨든 육군 병장, 지리 롤런드 육군 일병, 로버트 애거드 육군 상병, 마빈 액킨슨 육군 상병 등이다.
이로써 유해로 신원이 확인된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는 610명이 됐다.
7546명은 아직 실종 상태로 남아 있다. 이 중 5300여 명은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