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CNBC방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으로 유가에 힘이 실렸고 이보다 더 오를 경우 미국 업체들의 시추 의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미국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들은 주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의 더 많은 자금을 돌려달라는 요구 때문에 설비 증설 등 시추에 대해 훨씬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치솟는 유가로 인해 시추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최대 생산국이었다. 그러나 2020년 초부터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국제유가가 폭락했고 원유 선물 가격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영진은 이러한 상황에서 유정 등 시추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유가는 지난해 50% 이상 올랐고 이에 업계 전체가 그간의 피해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주 간 하루 평균 26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했고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제품은 420만 배럴을 수출했다.
또 천연가스 수입량의 대부분을 러시아산에 의존하던 유럽은 최근 들어 미국산 수입량 비중을 늘렸다.
IHS마켓에 따르면지난달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실은 선박들이 아시아와 남미에서 유럽 항구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이 처음으로 러시아보다 더 많은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한 것이다.
지난달 유럽에 선적된 미국산 천연가스는 77억3000만㎥,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공된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75억㎥ 상당으로 추산된다.
예긴 부회장은 미국 석유·가스업계가 올해 시장 침체에 대응해 하루 생산량을 90만 배럴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하루 116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데 내년이면 하루에 1300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확대의 증거는 석유 굴착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미국 유전서비스 기업 베이커 휴즈는석유 산업용 시추시설은 총 516개로, 지난주 19개 시추시설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으로 알려졌다.
어게인 캐피털 공동설립자 존 킬더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콘티넨탈 리소스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석유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고 발표했다”며 “그들은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기적으로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기 위해 더 높은 비용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킬더프는 “기업들이 시추공사를 마치고 유정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산업계의 석유 생산량이 곧 놀랄 만큼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피커링 에너지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FO) 댄 피커링은 산업계가 시추를 늘리는 움직임을 한다면 가까운 장래가 아니라 내년 중 그 노력의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엑손모빌이 올해 텍사스에 있는 페름 분지의 생산량을 25% 늘릴 것이고 셰브론은 생산량을 10%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 뒤에는 배럴당 68달러 선으로 책정될 것이며 90달러처럼 좋은 가격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업계는 더 많은 도약기를 맞고 있다. 그들이 2020년 거의 죽을 뻔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 중 많은 수가 죽었고 파산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