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의 한 병원 중환자실(ICU)에서 코로나 환자를 돌보고 있는 한 간호사가 남편과 딸을 모두 코로나로 잃은 악몽같은 사연이 알려져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오클라호마 지역매체인 KCCO는 지난 3일 코로나에 감염된 남편과 딸이 3일만에 모두 숨지는 비극을 당한 리잔 제닝스 간호사의 사연을 보도했다.
코로나로 할머니와 아빠를 모두 잃은 제닝스의 아들 브레이든은 “며칠 전까지만해도 할머니는 건강하셨고, 아빠는 코로나 감염 이틀 전까지도 춤을 추실 정도였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들에게서 어떻게 생명을 앗아가는지는 지켜봤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어느날 제닝스의 엄마 린다와 남편 데니스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각기 다른 곳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엄마 린다는 집에서 호흡기를 단 채 치료 중이었고 남편 데니스는 병원 ICU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산소포화도 95에서 72로 떨어져 병세는 급격히 악화됐다. 호흡기가 없이는 호흡이 어려운 상황에으로 가고 있었다.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엄마 린다의 상황이 더 악화됐고, 제닝스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위해 린다의 집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제닝스는 “엄마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엄마 린다는 앰뷸러스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지만 지난 11월 20일 결국 ICU 병상에서 숨졌다.
제닝스는 엄마 린다가 사망하기 전 “리잔 너는 최고의 딸이었다. 나를 봐. 더 이상 후회는 없어”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제닝스는 “엄마가 돌아가시는 동안 엄마를 붙잡고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엄마가 그렇게 숨진 후 제닝스는 “엄마 린다의 몸을 씻긴 후 머리를 빗겨드렸다”고 말했다.
제닝스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엄마 린다가 숨진 뒤 3일만에 ICU 병상에 누워있던 남편 데니스도 결국 숨졌다.
제닝스는 남편이 숨지는 순간 “나 여기 있어. 사랑해. 우리가 예전에 했던 말들이 생각나? 이제 당신을 보내줄께. 괜찮지? 이제 편해질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의료진은 데니스에게 모르핀과 아티반을 주사했고, 몇 분뒤 데니스는 숨졌다.
제닝스는 “데니스의 몸을 씻기고 새옷을 갈아 입히고, 머리를 손질해주고 떠났다”며 “나는 ICU 간호사다. 다른 환자들을 보살펴왔지만 나는 내 가족을 구할 수 없었다”고 절규했다.
제닝스는 남편이 숨진 마지막 순간을 담은 사진을 전하며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고통과 잔인함을 깨닫게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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