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고 동물원에는 신발 하나로 범블풋(bumblefoot·발혹)이라는 만성 질환을 극복한 4살짜리 펭귄 ‘루카스’가 있다.
30일 CNN에 따르면 루카스는 발에 혹이 생기는 병인 범블풋을 약 3년 전부터 앓기 시작했다. 범블풋 때문에 발에 상처가 생겨 계속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치료하지 않은 채로 그냥 두면 이 병은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나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동물원 측에서는 진통제와 각종 치료 방법을 동원해 봤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른 펭귄들은 아픈 루카스를 외면하고 같이 놀아주지 않았다.
이런 루카스를 돕기 위해 미국 뉴저지의 애완동물 전문점인 데라 포(Thera-Paw)가 나섰다. 데라 포는 동물들의 발을 보호하기 위한 신발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이다.
동물원의 사육사들은 루카스를 모래 위에 걷게 한 다음 새겨진 흔적을 토대로 발 모양을 본떴다. 이를 참고하여 데라 포는 루카스를 위해 특별한 부츠를 제작해주었다. 네오프렌과 고무로 만든 이 부츠의 밑바닥에는 깔창도 있어서 루카스가 걸을 때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데라 포는 부츠의 외관에도 신경을 썼다.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펭귄의 발 색인 검은색으로 제작했다.
미션은 성공적이었다. 샌디에고 동물원의 사육사들이 루카스에게 새로운 신발을 신겨 주자마자 루카스는 자유롭게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새로운 발을 갖게 된 루카스는 친구들을 따라 뒤뚱뒤뚱 걸어다닌다. 소외 당하던 그는 이제 다른 펭귄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사육사들에 의하면 루카스에게 심지어 여자친구도 생겼다고 한다.
PENGUIN PERSEVERANCE: Lucas, a penguin at the San Diego Zoo, has a painful condition that hinders his ability to get around — so he was delighted when zookeepers gifted him a special pair of boots to make him more comfortable. https://t.co/5NUojB0vpO pic.twitter.com/dT0MRkcQuy
— CBS Mornings (@CBSMornings) August 31, 2022
루카스가 살고 있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동물원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움을 받아 걷게 된 동물은 비단 루카스 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올해 초 태어난 지 3개월 된 시튜니라는 기린에게도 맞춤형 다리 보호대를 만들어주었다. 시튜니는 선천적 결함으로 인해 걷지 못했다. 그러나 기린 무늬로 제작된 보호대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새끼 기린은 보호대의 도움 없이도 걷고 뛸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