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을 불기소하면서 그의 기억력 문제를 지적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인 로버트 허(한국명 허경) 특검이 12일 하원 청문회에서 단호하고 소신에 찬 발언으로 미 전국적인 스타 변호사로 떠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허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보고서가 정치적 동기에 비롯되지 않았냐는 의혹에 대해 “어떤 역할이든, 어떤 행정부든 동일한 기준과 동일한 공평성을 적용했다. 법무부에 대한 존경심과 이 나라에 대한 헌신이 특별검사를 수락한 이유”라고 단호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허 특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자신이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아들임을 밝히며 한국전 당시 부모가 미군으로 부터 도움을 받았던 경험과 어머니가 북한에서 남쪽으로 피난한 실향민 출신임으로 당당하게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허 특검은 1973년 뉴욕에서 태어난 한인 2세로,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스탠포드 로스쿨 재학시 스탠포드 로리뷰의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커크우드 모의법정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보수성향으로 유명했던 윌리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과 알렉스 코진스키 연방 제 9순회 항소법원 판사의 로클럭으로도 활동했다. 메릴랜드주에서 검사로 재직한 뒤 법무부 수석차관보도 역임했다.
지난 2021년에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가 설치한 아시아계 증오범죄 대응 워킹그룹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는 로펌 ‘Gibson, Dunn & Crutcher’워싱턴 사무소의 공동 파트너이자 이 로펌의 위기관리 실무 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메릴랜드 대학의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만난 아내의 미모에 반해 결혼”
허 특검이 아내 카라 브루어를 지하철에서 한 번 보고 미모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는 스토리는 뉴욕타임스에도 실린 유명한 이야기이다.
지난 2004년 뉴욕타임스는 허 특검의 결혼 기사를 보도하면서 허 특검과 아내 카라 브루어가 지하철에서 만난 스토리를 소개해 이 부부의 러브 스토리가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허 특검과 아내 카라 브루어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미모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의 미모에 반한 허 특검은 당시 법대생이던 그녀에게 연방 대법원 법정에서 구술 변론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티켓을 제안하며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말을 먼저 걸었던 것은 아내 브루어라고 신문에 밝히기도 했다.
아내 브루어는 당시 법대생으로 샌프란시스코 로펌 필스버리 윈드롭의 버지니아 맥린 사무실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마취과 전문의 허영씨
12일 하원 청문회에서 허 특검은 증언에 앞서 자신의 코리언 아메리컨이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이민자의 아들임을 소개한 뒤 “부모님은 한국에서 자라 젊은 시절에 한국전쟁을 경험했다. 부친은 굶주림과 미군들이 나눠준 음식에 감사했던 기억이 있고, 모친은 어머니 품에서 현재의 북한에서 남쪽으로 피난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결국 만나 결혼했고, 그들과 자녀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으로 왔다. 이 나라가 없었다면 그들과 나의 삶은 매우 달랐을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허 특검의 부모는 뉴저지주 먼로 타운십에 거주하는 허해숙씨와 허영 박사다. 아버지 허영 박사는 마취과 전문의라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48대 메릴랜드 연방검사장
허 특검은 2017년부터 2018년 연방 법무부 차관보를 역임한 후 2018년부터 2021년 48대 메릴랜드 연방 검사장을 지내며 대쪽 같은 성품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민주당 출신의 캐서린 퓨 볼티모어 시장과 2명의 주의원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주도했으며 볼티모어 시장을 탈세와 송금 사기로 기소해 유죄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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