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부상을 입은 호랑이가 숲을 벗어나 마을에 등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많은 구경꾼이 몰렸지만, 호랑이는 신경 쓰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 )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와 화제를 모은 가운데, 호랑이는 출동한 당국에 의해 생명에 지장 없이 포획됐다. ( fb.watch/pfAKjtQnjl/)
지난 26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오브인디아(TOI)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곳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 주 필리비트(Pilibhit) 지역의 한 마을이다. 문제의 호랑이는 전날 밤 보호구역의 숲을 나와서 마을로 들어왔다. 주민들이 호랑이를 목격하며 마을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벽돌담 위에 올라가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날이 밝고 출동한 당국은 주변에 그물을 둘러쳐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럼에도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근 지역 주민까지 몰리면서 현장은 인파로 가득 찼다. 그런데도 호랑이의 느긋한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SNS에 공유된 현장 영상도 시끌벅적하지만 평온한 분위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호랑이를 더 잘 보려고 지붕 위로 올라갔고, 일부는 그물에 바로 붙어서 관찰하기도 했다. 휴대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사람들도 보였다. 벽 위에 앉아 있던 호랑이가 일어선 장면도 담겼지만, 하품을 할 뿐 위협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출동한 당국 관계자들은 조심스레 포획에 나섰다. 처음엔 천 등으로 호랑이의 시야를 가리고 우리 안으로 몰아넣으려고 했지만, 호랑이가 번번이 빠져나가며 실패했다. 결국 마취총으로 잠재워 호랑이가 마을에 나타난 지 12시간여만에 안전하게 포획에 성공했다.
호랑이는 포획 과정에서 땅에 바짝 엎드린 채 기어서 몸을 피하긴 했지만, 큰 저항은 없었고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생포할 수 있었다. 당국은 호랑이가 2-3살 정도로 추정되는 젊은 암컷이며,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여 보호구역으로 옮겨져 수의사들이 진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호랑이가 아픈 것 같다며, 잘 보살펴서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길 바란다는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너무 위험했다. 사람들은 호랑이가 그물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 걸까?”라며 구경하러 몰린 사람들의 행동이 경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일어난 필리비트 호랑이 보호구역(Pilibhit Tiger Reserve)은 인도-네팔 국경에 위치해 있으며, 약 730㎢의 면적에 호랑이 외에도 사슴과 표범 등 127종의 동물과 326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