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30여명이 다친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3명 중 2명이 끝내 숨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7분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21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즉시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220명과 장비 57대를 투입해 오전 6시37분께 대부분의 불길을 잡았고 신고 접수 약 3시간43분 만인 오전 8시40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 불로 주민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이 중 2명은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 도착 당시 이들 3명 중 1명은 화재가 난 세대 위층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상태였으며, 나머지 2명은 계단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이번 화재로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병원에서 숨진 2명을 포함해 총 38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4층에 살던 30대 남성 박모씨와 10층에 살던 30대 남성 임모씨 등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 33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고 한다.
불이 난 집 바로 위층인 4층에 살던 30대 남성 박모씨는 부인과 함께 각각 0세, 2세인 자녀들을 대피시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목격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부인 A씨가 먼저 2살 아이를 재활용 포대에 던진 후 뛰어내렸고, 이어 박씨가 0살 아기를 이불로 감싸고 품에 안은 뒤 뛰어내렸다.
박씨는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어깨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이들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현재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것은 10층 주민 임씨로,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