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 한인 사회에서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한국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김 회장이 실질 지배하는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고받고도 대규모 단기채를 발행, 사기성 부정거래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회장을 상대로 입국 직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로써 해외 한인 최고 자산가가 한국 검찰에 강제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됐다.
홈플러스 사태가 뭐길래
검찰이 수사 중인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은,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초자산유동화단기채권'(ABSTB)의 위험성과 관련돼 있다.
이 채권은 홈플러스의 카드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한 단기 금융상품으로,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초까지 약 5,000억 원 규모로 발행됐다.
문제는 이 시점에 홈플러스의 매출 감소, 부채 급증, 현금흐름 악화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 강등이 예측되고 있었고, 실제로 곧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채권은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개인 투자자에게까지 판매됐고, 일부 판매 증권사는 “홈플러스니까 믿을 수 있다”는 식의 마케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모회사 MBK가 위험 요소를 충분히 알면서도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을 밀어붙였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으며, 신용평가사와의 부당 정보 공유, 등급 지연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조차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 가운데는 고령 투자자와 일반 개인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주는 누군가
김병주는 골드만삭스와 카알라일 그룹을 거쳐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MBK는 홈플러스, 코웨이, 유니클로 재팬, 대성산업가스 등 굵직한 기업을 인수하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했다.
그는 언론 노출을 철저히 꺼리는 인물로 ‘조용한 억만장자’, ‘아시아의 워런 버핏’으로 불렸으며,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성공한 자산가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그 이미지에 큰 균열이 생겼다. 검찰은 김 회장을 홈플러스 발행 구조의 최종 책임자로 보고 있으며, 김광일 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사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검찰에 통보했으며, 금융감독원도 홈플러스 회계 감리 및 MBK 검사에 착수했다.
김병주 회장은 한국전 당시 가족 대부분을 잃고 살아남은 어머니와, 교육자 출신으로 미국 이민 후 보험업계에 종사한 아버지 사이에서 성장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하고, 세계 금융계를 무대로 활동했다.
김병주, 이재용 이어 세계 한국인 부호 순위 2위
김병주 회장의 자산 규모는 Forbes (April 2023 기준)에 따르면 순자산 96억 달러(약 14조 원)로 추정됐고,
Forbes Korea’s 50 Richest (2024)에서는 삼성 이재용 회장(11.5B)에 이어 2위로, 순자산 약 97억 달러로 평가했다.
김병주의 자산규모는 대체로 2024년 현재 약 95억97억 달러(한화 약 13조14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해외 한인 중 단연 1위일 뿐만 아니라, 포브스 기준으로 한국인 전체 부호 순위에서도 2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