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과는 무관하며,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책임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후 증시가 하락하자 “이것은 바이든의 주식 시장이지, 트럼프의 것이 아니다”며 “나는 1월20일 전에는 집권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석달 중 두달 이상 자신이 재임했음에도 전임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그간 고용 증가, 물가 하락 등 지표는 자신의 업적으로 홍보했으나,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했다.
전세계 무역을 위축시킨 관세 정책은 1분기 역성장과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관세 정책으로 인해 조만간 경제가 부흥할 것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곧 부과되기 시작하고, 기업들은 기록적인 숫자로 미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할 것이다”면서 “우리나라는 부흥할 것이지만, 바이든이 남긴 부담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것은 관세 때문이 아니라, 바이든이 좋지 않은 수치를 남겨놨기 때문이다”며 “일단 호황이 시작되면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인내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각료회의에서도 이번 지표는 “우리가 물려받은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말해준다”며 화살을 돌렸다.
나아가 “이것은 바이든의 것이고, 다음 분기도 일종의 바이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것은 매일 또는 매시간 단위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 역시 부진할 경우에 대비해 포석을 깔아둔 모양새다. 2분기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여파가 보다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는 그것(바이든이 물려준 경제)을 되돌리고 있다. 큰 배를 돌리는 일이다”면서 관세 정책 덕분에 “재정적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지난해 4분기 대비 연율환산으로 -0.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진행형이던 2022년 1분기(-1.0%) 이후 처음이다.
상무부는 수입이 증가하고, 정부 지출이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정책이 경제를 위축시킨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 기업들이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수입을 대거 늘리면서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