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검찰은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한 공소장 전문을 공개했다. 총 49쪽 분량의 해당 공소장에는 국방 정보 고의 보유 관련 혐의 31개 등 총 37개의 혐의가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8월 마러라고 리조트 압수수색에서 총 102건의 문건을 발견했는데, 27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75건은 창고에서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최고 기밀(Top Secret)’에 해당하는 문건이 17건에 달했으며, 그 아래 단계인 ‘비밀(Secret)’에 해당하는 문건이 54건, ‘기밀(Confidential)’에 해당하는 문건이 31건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외국의 군사력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핵 역량 관련 정보 등 민감한 내용을 다룬 문건이 다수 나왔다. 외국 정상과 소통한 내용, 미국 군사 비상계획 등 다양한 정보를 다룬 문건도 발견됐다.
미국의 핵 무기 관련 내용을 담은 문건을 비롯해 백악관 정보 브리핑과 외국 정부의 군사 활동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특별 취급(Special Handling)’ 표기가 된 문건도 여러 건이었다.
문건 작성처는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국가안전보장국(NSA), 국가지리정보국(NGIA), 국가정찰국(NRO), 에너지부 등 다양한 부처 및 기관이다.
공소장에는 혐의와 함께 백악관 직원이었던 월틴 너우타가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준비 중이던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나려 짐을 꾸리며 너우타를 비롯한 자신 팀과 손수 마러라고로 옮길 짐에 기밀 문건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문건을 담은 상자는 2021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한때 마러라고 리조트의 이벤트 홀인 화이트&골드 볼룸에 쌓여 있다가 비즈니스 센터를 거쳐 창고 등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자에 기밀 문건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며, 사적인 모임에서 문건 내용을 일부 거론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7월 작가 및 출판사와의 사적 회동에서 “내게는 한 무더기의 문건이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상세히 기록됐다.
같은 해 9월에는 자신 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정치활동위원회(PAC) 관계자자들에게 해외 군사 활동에 관해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가 PAC 관계자들에게 특정 국가의 기밀 지도도 보여줬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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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은 2021년 5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보관 중인 대통령 기록물을 반환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팀은 2022년 1월에야 박스 15개 분량을 반환했다.
NARA은 같은 해 2월 FBI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 FBI는 같은 해 3월 수사를 시작했고, 8월 마러라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 사이 추가 문건 제출이 이뤄졌음에도 압수수색에서 100건 넘는 문건이 발견된 것이다.
검찰은 아울러 공소장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문건 보유 사실을 숨기려고 한 정황도 설명했다. 문건 확보를 위한 대배심 소환장 대응 논의 과정에서 변호인들에 무대응 또는 거짓 대응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나라의 법치주의 약속은 세계에 사례를 제공한다”라며 “우리 나라에는 하나로 구성된 법이 존재하며, 이는 모두에게 적용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