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미 200만명 넘게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급 수준이었던 2018년과 맞먹는다. 우편 투표의 진의를 의심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저조한 참여율로 민주당 참여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17일 ABC뉴스가 플로리다대의 미 선거 프로젝트 분석 자료를 인용한 것에 따르면 이날 기준 현재 203만730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 총괄자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 조기 투표율은 평소보다 높았다”며 “우리가 살펴볼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있는 주를 살펴본 결과, 2018년 중간선거보다 높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선거에 대한 미 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2018년은 1914년 이후 가장 높은 중간선거 투표율이란 점에서 매우 예외적인 선거였다”며 “그 때와 마찬가지로 투표율이 높은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2개 넘는 주에서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번주 중에 사전투표를 진행하는 주가 더 많다. 전국주립의회에 따르면 조기투표 기간은 선거일에서 4일 전부터 45일 전 이내로, 평균 투표 기간은 19일이다.
ABC뉴스가 유권자 자료를 인용한 것을 보면, 2006년부터 2018년 사이 투표소에서 투표한 전국 유권자 비율은 약 80%에서 60%로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전투표를 선택한 유권자 비율은 5.8%에서 16.7%로 증가했다.
이처럼 사전투표율의 증가는 코로나19 확산과도 맞물린다. 이에 직접투표가 위축되면서 많은 주에서 우편투표를 수신 옵션을 확장하자 조기투표 참여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 치러진 대선에서는 기록적인 투표율을 달성했다. 선거 당일보다 사전투표한 인원이 더 많은 첫 선거였다.
이번 사전투표율도 역대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의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현재 기준 민주당원 투표율이 52.3%로 공화당원(31.1%) 대비 높았다.
조기투표 비율이 늘어날수록 선거 결과가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다. 공화당 지지층 중에는 아직도 2020년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개표기계를 조작해 광범위한 선거조작이 있다는 설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편투표의 신뢰성을 지적하며 음모론까지 제기해왔다.
실제로 유권자에게 조기 투표나 부재자 투표를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들은 감소세를 보였다. ABC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편 투표용지가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 사기로 이어졌다고 말한 뒤 부재자 투표용지와 우편 투표용지 사용이 음모와 회의론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