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앞으로 20년 내에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고 게이츠 재단도 해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8일 CNBC에 따르면 게이츠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는 부자로 죽었다’는 말은 나오지 않게 하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또 “사람들을 돕는 데 쓸 수 있는 자원을 모아두기에는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이 너무 많다”고도 했다.
게이츠의 순자산은 블룸버그 기준 약 1680억 달러에 달하며 그동안 자신의 자산 대부분을 자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수년간 밝혀왔다. 그는 2022년 7월 “세계 최고 부자 명단에서 빠지는 것이 목표”라고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재산 기부에 대한 구체적인 시한을 명시했다. 게이츠는 게이츠 재단이 2045년 12월31일을 기점으로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 설립된 게이츠 재단은 지금까지 질병 및 빈곤 퇴치, 기후변화 대응, 의료 및 교육 접근성 확대 등을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해왔다.
게이츠는 재단이 지금부터 2045년까지 추가로 2000억 달러를 지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나 시장 성과 같은 요소들에 따라 그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향후 20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목표는 ▲예방 가능한 질병 등으로 인한 산모·영유아의 사망률 감소 ▲소아마비, 말라리아, 홍역, 기니충 감염병과 같은 질병 근절 기여 ▲아프리카 국가에서의 교육·농업 지원을 통해 수억 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
게이츠는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정부의 협력 없이는 어떤 진전도 이룰 수 없다”며 현실적인 관점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최근 각국 정부, 특히 미국이 글로벌 원조 예산을 수백억 달러 삭감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게이츠 재단처럼 규모가 큰 자선 단체라도 지금처럼 원조 공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그 차이를 모두 메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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