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번 프리웨이를 따라 남쪽으로 100 마일 남짓 내려와 펫코파크에 도착했다. 바람이 제법불어 선선한 정도를 넘어 추위를 느끼게하는 소름이 올라온다.
눈으로 얼핏 보기엔 아주 큰 구장으로 보이지는 앉지만 39,860 의 고정좌석이 있다. 그리고 좌익수 쪽, 4 층 빨간 벽돌로 지어진 Western Metal Supply Co. 라고 씌여진 건물이 특이하게 자리잡고 있다.
경기는 3 회초 균형이 깨졌다. 앤절스 9 번타자 팀 앤더슨의 2 루타에 이어진, 1 번타자 잭네토의 투런홈런. 잭 네토는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선발 마이클 킹의 싱커를 잘 골라내며 기다리다, 94 마일의 포심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익수 담장을 넘기는 2 점 홈런을 기록했다.
올시즌 시작부터 경기가 잘 풀리지않아 아직도 승수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앤절스의 기쿠치 투수. 앤절스의 기쿠치 투수는 과연 오늘 드디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까?

3 회말 파드레스의 반격에 앤절스는 실수로 보답하며 바로 3 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거기에 더하여, 5 회말 1 번타자 태티스 쥬니어는 기쿠치의 회심의 백도어 슬라이더를 아주 가볍게 받아쳐 센터로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내며 경기를 샌디에고 쪽으로 더욱더 끌고 갔다.
결국 기쿠치는 오늘도 시즌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기쿠치는 시즌 0승 4패를 기록중이다.
파드레스의 4 만이 넘는 관중은 더욱더 환호하고 응원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그렇게 패색이 짙어져가던 9 회초 앤절스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파드레스는 강력한 마무리 수아레스를 올렸다.
100, 101 마일의 포심을 강력하게 던져대며 첫 타자를 잡아냈지만, 뒤이어 나온 대타자 렌히포에 안타를 허용하고, 또 다른 대타 오하피에 볼넷, 다음타자에 이어진 볼넷, 볼넷으로 그만 5:5 동점을 허용하고 강판을 당했다.

그리고 등장한 샌디에고의 사이드암의 상대적으로 구속이 느린 구원투수 알렉 제이콥, 후속 타자인 앤절스의 솔레어를 잘 잡아 아웃카운트를 마지막 1 개만 남겨놨지만, 다음 지명대타인 테일러 워드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만 좌측 담장을 넘어 빨간벽돌 건물 2 층에 떨어지는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스코어는 9:5 역전을 허용하자 파드레스의 팬들은 자리를 하나 둘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9 회말 앤절스는 젠슨을 올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워싱턴 감독은 “우리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임했다” 라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9 회말 만루포를 터트린 테일러 워드는 오늘 지명대타로 라인업에 오른것이 배팅에 도움이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 지명대타였지만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잠깐 다리에 휴식을 주는 것으로 좋았다” 라며 언제나처럼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말투로 이어갔다.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여느때와 다른 모습으로….
<석승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