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적응을 마치고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이정후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MLB닷컴은 이정후의 타격자세를 집중 분석했다.
MLB닷컴은 2일 이정후의 타격자세에 대해 정밀 분석하면서 아버지 이종범과 비교한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타격자세를 3단계로 구분했다. 오른쪽 다리를 1루 쪽으로 향한 오픈 스탠스로 준비하는 것이 1단계, 투수가 투구를 시작하면 오른쪽 다리를 용수철처럼 감는 것이 2단계, 투수가 공을 던지면 용수철을 풀고 투수 쪽으로 내디디며 타격하는 것이 3단계다.
이 매체는 “이정후의 타격자세는 MLB에서도 매우 독특한 스윙 중 하나다. 그의 스윙은 마치 군사 작전처럼 단계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라파엘 디버스(보스턴 레드삭스)의 오픈 스탠스와 오타니 쇼헤이의 토탭, 프레디 프리먼(이상 LA 다저스)의 어퍼컷 스타일 스윙을 결합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해 스윙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타이밍이 타격의 전부다.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든 결국 타이밍에 따라 결정된다”며 “타이밍이 좋으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맹활약하자 ‘바람의 아들’인 그의 아버지 이종범에 대한 관심도 크다.
이정후는 이미 여러차례 이종범이 기술적인 조언은 전혀 하지 않고, 학교의 코치들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MLB닷컴은 이정후와 이종범의 타격자세를 비교한 영상을 게재하면서 이정후의 멘트를 곁들였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나에게 야구를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않으셨다. 나의 스윙은 내가 만든 것”이라며 “그래서 아버지와 나의 스윙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이정후는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다.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1루 방향으로 41도 열려있는데, 이는 MLB 왼손 타자 중 5번째로 큰 각도다.
빅리그 첫 해인 2024시즌 이 각도는 33도였다.
MLB닷컴은 이런 오픈 스탠스 덕분에 이정후가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고 봤다. 이정후는 우완 투수 상대 타율 0.304, 왼손 투수 상대 타율 0.342를 작성했다. 속구 타율은 0.328, 변화구 타율은 0.302로 구종도 크게 가리지 않는다.
이정후는 “예전에 정면을 바라보도록 서서 쳤다. 그러나 프로가 되니까 투수들이 몸쪽 공을 많이 던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특별히 그렇게 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MLB닷컴은 콘택트 능력도 이정후가 활약하는 주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정후는 2일까지 타율 0.340, OPS(출루율+장타율) 0.893을 써넀고, 2루타는 내셔널리그 최다인 11개를 때려냈다.
헛스윙률(12.6%)은 하위 3%, 삼진율(13.2%)은 하위 10%다. 배트 중심에 맞춘 비율은 35.2%로 상위 6%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은 31%로 MLB 상위 25위 내에 든다.
MLB닷컴은 “강력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이정후의 강력한 무기다. 프리먼, 스티븐 콴(클리블랜드 가디언스)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나는 언제나 홈런 타자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때리는데 집중했다”며 “어릴 때부터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드는 것을 체득했고, 지금도 매일 그런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