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378년형을 선고받고 16년간 복역했던 북가주 50대 남성이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 석방됐다. 법원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입양 딸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3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입양 딸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던 아자이 데브(58)가 지난달 23일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석방됐다.
그는 1998년 네팔에서 데려온 입양 딸 사프나 데브를 수년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76건의 유죄 판결을 받아 2009년부터 복역 중이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은 당시 판결을 뒤집고 형을 무효로 했다. 판결문에선 “피해를 주장한 소녀가 당시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양부의 탓으로 돌렸고, 분노에서 비롯해 허위 진술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여기에는 재심 과정에서 드러난 새로운 증언들이 무죄의 근거로 쓰였다.
과거 재판에서 소환되지 않았던 4명의 증인이 “사프나가 아자이를 고발한 이유가 거짓말이거나 분노 때문”이라고 증언한 것이다.
또 다른 핵심 증거는 전화 녹음 파일이었다.
당시 배심원단은 녹음 속 아자이가 “너는 18살 때 나와 성관계를 가졌어”라고 말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이 복원한 녹음에서는 “너는 18살이 된 뒤 나와 함께 왔다”는 말로 확인된 것이다.
이밖에 시프나는 아자이와의 관계에서 임신해 3차례 유산했다는 진술을 했지만, 또 다른 증인은 반박하는 등 내용이 엇갈렸다.
판사는 “사프나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양부모에게 사랑을 표현한 카드와 메시지를 꾸준히 보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