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변호사협회(State Bar of California)가 5일, 2월 변호사시험에서 대규모 혼란을 초래한 시험 시행업체 Meazure Learning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변호사협회 측은 Meazure가 수천 명의 수험생을 감당할 수 있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시험 시스템 전반에서 심각한 오류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고등법원에 접수됐으며, 협회는 로펌 휴스턴 헤니건(Hueston Hennigan)의 대리로 Meazure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구체적인 배상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변호사협회는 2024년 9월, Meazure와 41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해당 업체가 2025년 2월 시험을 전담하게 됐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새 시험 시스템은 수많은 기술적 결함을 드러냈다.
시험 당일 일부 수험생은 아예 시스템에 로그인조차 할 수 없었고, 접속이 되더라도 타이핑 지연, 복사-붙여넣기 기능 오류, 형광펜 및 주석 기능 마비, 부실한 감독 등 심각한 문제가 속출했다. Spell-check(맞춤법 검사기) 기능은 플랫폼을 멈추게 해 아예 사용이 차단됐다.
이에 대해 변호사협회는 “시험이 아닌 전산 시스템과 싸운 수험생이 다수였다”며 Meazure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이미 Meazure는 시험을 치른 수험생 2명이 제기한 연방 차원의 집단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 소송은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사태의 여파로 리아 윌슨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오는 7월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험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시험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수십 년간 사용해오던 전국통합변호사시험(Uniform Bar Exam)에서 독립해 자체 시험을 개발했으나, 이번 사태로 치명적 오점을 남겼다.
이에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5일, 오는 7월 시험에서는 다시 기존의 ‘멀티스테이트 변호사시험(MBE)’을 사용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Meazure는 2020년 시험감독업체 ProctorU와 Yardstick의 합병으로 설립된 회사로, 현재 전 세계 115개국에 1,500개 이상의 시험센터를 운영 중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시험인 캘리포니아 변호사시험에서는 자사 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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