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 년 전, 래퍼 넬리(Nelly)는 나이키 에어포스1을 신고 거리를 활보하며 “한 번 긁히면 그날 밤은 끝”이라고 랩으로 표현한 바 있다.
당시엔 에어포스1이 얼마나 깨끗한지가 시쳇말로 ‘간지’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스트리트 패션 전문 매체 Complex의 ‘스니커맨’ 브렌든 던(Brendan Dunne)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이키가 얼룩과 주름, 스크래치가 디자인 요소로 포함된 신제품 ‘에어포스1 더티 트리플 화이트(Dirty Triple White)’를 출시한다고 전했다. 가격은 130달러다.
던은 “나이키가 새 신발을 더럽게 만들어 팔고 있다. 흰색 갑피가 시간이 지나면 벗겨지며 더 깨끗한 흰색으로 드러난다. 즉, 신으면 신을수록 신발이 새것처럼 보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에는 나이키의 철학이 담긴 메시지도 함께 포함돼 있다. “더 많이 신을수록 더 아름다워집니다. 단순한 진리입니다. 흑과 백처럼요.”
여기에 신발을 직접 세척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한 칫솔도 함께 제공된다. 세척하면 깨끗한 흰색 가죽이 드러난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해당 모델은 ‘더티 트리플 화이트’와 함께 올블랙 버전인 ‘트리플 트리플 블랙’도 함께 출시된다. 두 제품 모두 5월 7일 미국 한정으로 SNKRS 앱을 통해 단독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 나이키는 실적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한 소비자는 “나이키가 너무 특정 고객들만을 고려한 디자인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호불호가 있는 디자인이 많아 나이키 매장을 찾지 않은지 꽤 됐다”고 나이키 마케팅 부서가 들으면 좋을 만한 말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이키는 더러운 에이포스 1을 출시했다. 매니아들은 환영하지만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