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 인공지능 기업 오픈AI와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관계가 갈수록 긴장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년 동안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오픈AI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그 결과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사용자 수가 5억 명을 넘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최첨단 생성형 AI 도구를 공급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양사의 관계가 갈수록 긴장되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가 갈수록 여러 양사 협력 사안들에게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오픈AI 기술에 대한 독점 접근권을 받았고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022년 11월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발표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오픈AI와 협력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노쇠한 IT 기업에서 현대 AI 붐의 선도주자로 변신했고 한때 전 세계 최고 가치의 기업에 올랐다.
이처럼 두 회사가 함께 급성장하면서 나델라와 올트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소통했고 양측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직접 나서서 해결했다.
2023년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다시 1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투자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하여 새로운 모델 훈련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올트먼이 오픈AI 대표에서 잠시 해임됐을 때 나델라가 그를 직접 채용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경쟁 제품인 코파일럿(Copilot)의 판매 및 사용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지난해 올트먼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인물을 채용해 오픈AI 의존을 줄이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나델라는 올트먼 모르게 6억5000만 달러를 들여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무스타파 술래이만과 동료들을 채용했다.
술레이만은 오픈AI의 GPT-4에 맞먹는 대형 언어 모델을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순탄치 않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오픈AI에 대한 의존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양사가 갈등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오픈AI가 인간 지능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계약에 따르면 오픈AI가 인간 지능 수준 모델을 완성하면 오픈AI 이사회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를 바꿀 권한을 갖게 된다.
올트먼이 인간 지능 수준 AI 개발이 조만간 가능하다고 강조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기술 수준이 한창 못 미친다고 반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더 많은 컴퓨팅 자원과 최신 고급 칩 공급을 요구해왔다.
현재 올트먼과 나델라는 예전처럼 자주 문자를 주고받지 않으며, 정해진 주간 통화 시간에만 대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가 수익 기반의 독립 회사로 재구조화하려는 계획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는 연말까지 재구조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수백 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
반면 오픈AI 이사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최첨단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