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가 미국 50개 주 가운데 세입자에게 가장 불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주로 평가됐다.
임대료 급등과 낮은 주택 가용성, 주거 환경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소비자 권익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 어페어(Consumer Affairs)’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임대 경제성, 임대 시장의 접근성, 삶의 질 지표를 종합한 점수에서 100점 만점에 34.74점을 받아 ‘세입자에게 최악의 주’ 1위로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캘리포니아는 전반적인 경제성 위기, 타이트한 임대 시장, 노후화된 주택 재고로 인해 임차인 친화성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렌트비 전국 최고… 보호법은 있으나 역부족
캘리포니아 거주 세입자들이 지불하는 월 평균 임대료는 2,000달러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반적인 생활비 역시 가장 비싼 주로 꼽혔다.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현실도 문제를 키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는 중산층도 안정적인 거주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보고서는 다만, 세입자 보호 관련 법규 측면에서는 캘리포니아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정당한 사유 없는 퇴거 금지’ 법안을 2019년에 통과시키며 세입자 보호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이 법을 시행 중인 주는 단 6곳에 불과하다.
세입자에게 좋은 주 1위는 노스 다코타
반면, 세입자가 살기에 가장 좋은 주 1위는 노스다코타로, 총점 67.15점을 기록했다.
이어 아이오와(66.28점), 와이오밍(61.81점), 미네소타(58.23점), 위스콘신(58.23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주는 낮은 임대료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임대 시장을 특징으로 한다.
임차인에게 가장 살기 어려운 주 5곳은 다음과 같다.
순위 주 점수 (100점 만점)
1위 캘리포니아 34.74점
2위 네바다 37.25점
3위 플로리다 37.29점
4위 루이지애나 37.77점
5위 매사추세츠 38.07점
가장 점수가 높은 노스다코타(67.15점)와 가장 낮은 캘리포니아의 점수 차는 무려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캘리포니아는 햇살 좋은 기후와 다양한 경제 기회로 여전히 매력적인 이주지로 꼽히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주거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컨슈머 어페어는 “법적 보호 장치는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경제적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주거 안정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