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미국 남부 지역 곳곳이 쑥대밭이 됐다.
30일 워싱턴 포스트는 허리케인 헐린이 야기한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노스캐롤라이나 서부 지역이 황폐해졌다고 보도했다.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남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극심한 피해를 냈다. 특히 전체 사망자가 95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9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헐린은 지난 26일 오후 11시10분 플로리다주에 상륙,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등 6개 주를 강타했다.
상륙 당시 헐린은 전체 5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이었다. 상륙 당시 시속 225㎞의 강풍이 관측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95명에 이른다. 지역 당국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36명, 사우스캐롤라이나주 25명, 조지아주 17명, 플로리다주 11명, 테네시주 4명, 버지니아주 2명 등이다.
사망자 중에는 살루다 카운티 소방관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자도 수백 명에 달한다. 애슈빌을 포함한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컴 카운티의 실종 신고 관리자 에이브릴 핀더는 지금까지 600건이 넘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테네시주에서도 15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헐린이 동반한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잇따르면서 지역 주민들은 물이나 식량, 전기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가 유실되는 등 막대한 물적 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아직 300개 이상의 도로가 폐쇄돼 있어 생존 물자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약 46만명이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외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는 전대미문의 비극”이라며 “전례 없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5개 주의 비상사태 선언 요청을 승인했다. 그는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직접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당국의 응급 대응을 방해하지 않는 일정을 최대한 빨리 잡아 이번 주 (허리케인 피해를 본) 남부를 방문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순간에 집을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들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 휴대폰과 인터넷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외부와의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친구, 친척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시물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주요 도로는 침수 피해로 막혔다. 이 지역의 계곡과 강을 따라 형성된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는 거의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애슈빌을 포함한 노스캐롤라이나의 번콤 카운티 보안관 쿠엔틴 밀러는 “수색 작업과 복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테네시 비상관리국 대변인 마이런 휴즈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테네시에서 15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애슈빌 앤서니 펜랜드 소방서장은 “마을의 주요 지역이 완전히 황폐해졌으며 스와나누아를 관통하는 70번 고속도로의 일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색 구조대원들이 배치되었지만 모든 피해 지역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원들이 진입할 수 있었던 곳에는 남은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쿠퍼는 “일요일 주정부가 이미 식량과 물을 포함한 공급품을 이 지역으로 공수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은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우리는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전례 없는 비극이며 전례 없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