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은 지난 21일 교황 선종 직후 로마행 항공편이 잇따라 예약됐고 장거리 전화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부 추기경들이 갑작스러운 저녁 만찬 초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7일에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임명될 때까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다. 따라서 남은 시간 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수 가톨릭 진영이 교황 선출에 영향을 미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행보에 불만을 품은 세력으로, 이번 콘클라베가 좌편향된 교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이민·사회복지·환경 문제 등에서 마가의 노선에 동조하거나, 적어도 이에 적대적이지 않은 우파 성향의 교황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마가 가톨릭 인사인 스티브 배넌 전 트럼프 고문은 수년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반미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심지어는 사생아라고 비난하며 강하게 공격해왔다.
이번 콘클라베에서 거론되는 보수파 교황 후보로는 레이먼드 버크, 로버트 사라, 게르하르트 뮐러 등이 있다.
다만 가디언은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선을 완전히 뒤집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교황 투표권을 가진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중 80%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임명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