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교통부의 숀 더피 장관은 4일,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에 대해 “허황된 계획”이라며 연방정부의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사업이 “실현 가능한 진전 경로가 없다”고 평가했다.
더피 장관은 연방철도청의 310쪽 분량 보고서와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의 CEO 이안 초드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업 지연, 관리 부실, 낭비, 치솟는 비용이 계속 추가되어 이미 세금 납부자들에게 약 69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으며 단 1 미터의 철도도 건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더피 장관은 “국민에게 그들의 땀 흘려 번 세금을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보고서는 냉혹한 진실을 보여준다.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은 기한 내에, 예산 내에 사업을 완료할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이들은 경고를 받았다.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 자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위대하고 거대한 사업’을 세우겠다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다른 사업에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피 장관은 초드리 CEO에게 보고서에 대해 37일 이내에 답변할 것을 요구했으며, 응답이 없을 경우 40억 달러 규모의 연방 보조금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하는 이 고속철도 건설 비용의 3분의 1을 충당하기 위해 1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승인했다. 원래 계획은 2020년까지 고속열차 운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현재 공사는 캘리포니아 중부 계곡의 머시드에서 베이커스필드까지 171마일 구간에 한정되어 있으며, 당국은 2028년 시험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은 첫 단계 완성을 돕기 위해 30억 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승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고서를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청은 “이 보고서의 결론에 강하게 반대한다. 이 결론은 잘못됐으며,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이 이룬 상당한 진전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주 내 주요 인구 중심지를 연결하는 미국 최초의 진정한 고속철도 완성을 위해 굳건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속철도청 대변인은 전체 예산 중 상당 부분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지원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개빈 뉴섬 주지사의 예산안은 향후 20년간 매년 10억 달러를 투입해 초기 운영 구간 완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고 덧붙였다.
초드리 CEO는 2024년 8월 임명되어, 치솟는 비용 속에 미국 최대 인프라 사업의 재도약을 맡고 있다.
초드리는 “우리가 시작한 이 사업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제가 이 일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을 안정시키며, 우리가 원하는 일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2025년 4월 실시된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UC 버클리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등록 유권자의 67%가 고속철도 사업 지속에 찬성하는 반면 33%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