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육상 유망주가 상징적인 세리머니를 벌인 뒤, 우승 타이틀을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장면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캘리포니아 체육연맹(CIF)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노스 살리나스 고등학교 2학년생 클라라 아담스(16)는 지난 5월31일(토) 클로비스에서 열린 여자 400미터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기 직후 관중석에 있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방용 소화기를 건네받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지역 매체 머큐리 뉴스(Mercury News)에 따르면, 클라라는 트랙에서 벗어난 뒤, 소화기를 이용해 자신의 운동화에 분말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아버지 데이비드 아담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제가 클라라에게 ‘너 지금 불타고 있어!’라고 말했어요. 딸은 상대 선수들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었고, 무례한 의도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CIF는 해당 행동을 ‘비신사적인 행위’로 간주하며 그녀를 경기에서 실격 처리했다. 이로 인해 클라라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고, 이후 열릴 예정이었던 200미터 결승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200미터 종목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이 세리머니는 2004년 미국 단거리 육상 챔피언 모리스 그린이 경기 후 자신의 운동화를 소화기로 식히는 유명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그린은 현지 방송국 KSBW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전화로 ‘방금 400미터를 뛴 소녀가 당신 세리머니를 따라했어요’라고 말하길래, ‘뭐라고?’ 했죠. 만약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았고 경기를 벗어난 장소에서 했다면, 실격 처리는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복권시키는 게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CIF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