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4개월 만에 달러 신고가를 새로 쓴 가운데 원화 신고가와 격차를 5%로 줄였다. 비트코인 원화 가격은 원화 강세, 글로벌 시장과 수급 차이 등으로 인해 상승 탄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
22일 오후 4시2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84% 상승한 1억543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기록한 빗썸 신고가(1억6346만원)와 불과 5.8% 차이다.
앞서 이날 오후 한때는 1억5518만원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신고가를 재차 갱신했다. 이날 새벽 10만9767달러를 돌파하며 기존 신고가(10만9114달러)를 갈아치운지 몇 시간 만에 11만1000달러도 넘긴 것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께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전일 대비 3.52% 오른 11만1861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달러 기준으로 신고가를 새로 쓴 건 지난 1월 20일 이후 122일만이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원화 신고가를 뚫지 못한 배경은 원·달러 환율에 있다. 최근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같은 달러 기준 가격이라도 원화로 환산하면 실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 간 수급 구조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기관 중심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는 반면에 국내는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상승 탄력이 제한적이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 시가총액(시총)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이날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1600억달러(약 2975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아마존 시가총액(2조1500억달러)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에 비트코인은 전 세계 자산 순위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5위에 등극했다.
비트코인 신고가 랠리 배경으로 기관 수요가 꼽힌다. 실제로 기관 수요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최근 5주동안 총 9조1261억원(66억3000만달러)이 순유입됐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21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시그널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연내 21만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민 정 프레스토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이날 더블록을 통해 “이번 상승장은 개인 투기가 아닌 기관 및 장기 자본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것”이라며 “이 영향으로 비트코인은 올해 최대 21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천장을 뚫은 가운데 주요 알트코인들도 강세를 띤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2.47%)과 리플(1.73%), 솔라나(4.45%), 도지코인(5.22%) 등은 일제히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0%대로 떨어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0.81%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72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70·탐욕)보다 올라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