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하루 만에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첫 공판 기일을 선거운동 기간인 오는 15일로 지정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대법원이 전날 파기환송한 이 후보 사건을 형사7부에 배당했다.
서울고법은 이날 오전 이 후보 사건 소송 기록을 대법원으로부터 송달 받은 후 이날 오후 바로 배당을 마쳤다. 재판부는 배당을 받은 직후 첫 공판기일을 오는 15일로 지정했다.
대선 후보 등록기간(10~11일) 이후이며, 선거운동이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 후보의 출석 여부가 관심이 될 듯하다. 형사 공판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이 의무다.
재판부는 이날 바로 이 후보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와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했다. 인천지방법원 집행관에게 소송서류 송달을 요청하는 촉탁서도 발송했다.
이 후보 측이 소환장을 송달 받고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다시 기일을 잡아야 하고, 송달 절차가 반복된다.
다만 이 후보가 재차 불출석 시 그 기일부터 공판을 시작하고 선고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문서를 받았다는 뜻의 ‘송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절차는 멈춰진다.
파기환송심은 앞서 선고된 판결이 취소돼 재판부가 새로 사건을 들여다 본다. 사건번호는 새로이 부여되지만, 파기 전 2심을 이어가는 것이어서 회차는 2심에서 이어진다.
해당 재판부는 선거 사건 전담 재판부다. 재판장은 이재권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3기), 주심은 송미경 고법판사(35기)가 맡았다. 박주영 고법판사(33기)도 구성원이다.
최근 맡았던 정치인 관련 사건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항고심이 있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 1심(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보다 높였다.
이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 2심도 심리하고 있다.

형사7부는 서울고법 사무분장상 앞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형사6부의 대리부이기도 하다.
재판부가 언제 판결을 내놓을지, 또 양형이 관심이다.
첫 기일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 도중으로 지정된 만큼 이 후보가 선거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낼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재상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대선 당일(6월 3일)까지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다만 표심을 고려해 출석을 하고 지지층 결집 등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추가적인 증거조사 없이 바로 양형을 정하는 심리 절차에 돌입할 수도 있다. 대법원이 전날 2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쟁점을 전부 유죄 취지로 판단했고, 파기환송심은 이 판단에 기속돼 따라야 한다.
동종 전과가 있는 이 후보는 1심처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되면 5년 간 출마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 이 후보가 파기환송심 판결로부터 다시 7일 이내에 재상고를 제기할 수도 있다. 또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할 수 있다.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영재 대법관)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관한 발언 중 이른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국토부 협박 발언’ 등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이 규정한 허위사실 공표죄 적용 대상이라고 봤다. 일반 선거인(유권자) 관점에서 맥락 등을 종합해 그 의미를 판단해야 한다며 2심의 해석을 배척했다.
‘골프 발언’은 이 후보가 故김문기와 함께 간 해외 출장 기간 중 그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2심 판단처럼 다의적인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후보의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는 취지 발언도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나 추상적 의견 표명에 그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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