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 노숙인들에게 필수적인 위생 서비스를 제공해온 “더 샤워 오브 호프(The Shower of Hope)” 프로그램이 최근 발표된 LA시 140억 달러 예산안에서 제외되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이 서비스는 LA 위생국 산하 ‘케어 모바일 위생 유닛(Care Mobile Hygiene Uni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되며, 이동식 샤워 시설과 위생용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해왔다. 하지만 새 예산안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230만 달러의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설립자이자 총괄 디렉터인 멜 틸레케라트네는 “지난 1년간, 우리는 3만7천 건 이상의 샤워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중 2만3천 건이 스키드로 지역에서 이뤄졌습니다”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거리에서 3년간 노숙 중인 브랜든 맥게이지는 신경 압박으로 오른쪽 다리에 움직임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이 서비스를 “생명줄”로 표현했다.
맥게이지는 “이 샤워 시설 없이는 버티기 힘듭니다. 제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됐고, 덕분에 다시 취업을 시도할 수 있는 의지도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모바일 샤워 유닛은 스키드로, 사우스 LA,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할리우드는 스키드로 다음으로 바쁜 지역으로 알려졌다.
틸레케라트네는 “여기에서 샤워하고 일터로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식당에서 만나는 종업원이자, 도어대시를 배달하는 사람들입니다. 노숙인이라고 상상하지 못하죠. 바로 이 서비스 덕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프로그램이 누락되며 자금은 다음 달 말이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런 배스 LA 시장실 측은 초기 예산안에는 전액 지원이 포함돼 있었으나, 시의회 투표 과정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LA 시의원 후고 소토-마르티네즈는 자금 복원을 위한 동의안을 시에 제출했으며, “만약 시 예산에서 전액 지원이 어렵다면, 민간 자선 기부나 시의원 재량 기금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프로그램 관계자들과 이용자들이 지속 가능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샤워와 화장실 이용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입니다”라고 틸레케라트네는 말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