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통신, RT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국영언론 VGTRK 인터뷰에서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인구의 장기적 평화와 권리 보호가 러시아 특수군사작전의 핵심 성과가 돼야 한다”며 “항상 이야기하는 그 지역에서 러시아의 국가 안보와 국민 이익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 지역’이란 크름반도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4개 지역을 의미한다고 RT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의 러시아어 사용 집단을 억압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2014년 돈바스 전쟁을 지원하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감행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는 2022년에 시작된 것을 논리적 결론으로 이끌 수 있는 충분한 힘과 자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에서의 전면 휴전을 수용할 뜻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는 “유럽과 워싱턴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싸울 준비가 돼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서 점차 우위를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휴전 협상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이미 헌법상 영토로 편입한 4개 지역의 ‘미점령지’를 서방과의 협상으로는 얻어낼 수 없지만, 전투 상황을 지속시키면 결국 점령할 수 있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16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4개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90여분 만에 결렬됐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미국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유럽은 기대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며 미국의 대러 제재 착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 의회에서 대러 제재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뼈를 부러뜨리는 제재안”이라고 자평했다고 스투브 대통령은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1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러시아가 휴전과 평화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 대러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월요일(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주제는 매주 평균 5000명 이상의 러시아·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피바다를 멈추는 것과 무역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생산적인 하루가 되기를, 휴전이 이뤄지기를, 그리고 매우 폭력적이고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