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 LA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인종차별의 역사와 인종주의에 대한 강의를 해온 한 일본계 미국인 교수가 최근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
사건은 지난 4월 29일 오후 10시경, LA 인근 몬테벨로 지역의 머렐 드라이브에서 발생했다.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아키 마에하라(71)교수는 당시 전기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한 승용차가 정면으로 돌진해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량이 자신을 들이받기 직전, 운전자가 중국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욕설을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마에하라는 충돌로 인해 인근 주택 마당을 뚫고 벽돌담에 부딪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이어 차량에서 내린 남성이 또 한 차례 인종차별적 언사를 퍼붓고 “이 나라를 떠나라”고 소리친 뒤 달아났다고 마에하라 교수는 주장했다.
마에하라 교수는 얼굴과 엉덩이, 팔꿈치, 허리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병원 구급차 이용 비용이 부담되어 지인들에게 연락해 롱비치에 있는 재향군인 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풀페이스 헬멧 착용으로 외형상 아시아계로 보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과거에도 유사한 위협을 받아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마에하라 교수는 “이스트 LA 컬리지에서는 제 강의실 앞에서 시위가 있었고, 칼스테이트 롱비치에서도 치카노 공화당원들이 저를 겨냥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베트남전 관련 강의 때는 KKK가 강의실까지 온 적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마에하라 교수의 지인인 글로리야 카브레라는 그의 회복과 가정 간호를 돕기 위해 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몬테벨로 경찰은 현재까지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으며, 사건 당시의 CCTV 영상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에하라 교수는 학기 종료까지 4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최근 다시 강단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