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67대 ‘레오 14세’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던 것이 드러났다.
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교황 선출 전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자신의 엑스(X·전 트위터) 계정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JD 밴스 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관련 게시글 중 대부분은 반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나 성명, 논평을 공유한 글이었다.
지난 2월에는 밴스 부통령이 기독교 교리를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한 기사가 해당 계정에 공유됐다. 이 기사에는 “밴스 부통령이 이민자 추방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로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꼽은 것은 기독교 교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으로 초래된 이민자들의 고통에 대한 한 가톨릭 작가의 논평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SNS 계정은 최근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공유해왔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특히 이민자 자녀 격리, 다카(DACA, 16세 이전 불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2015년 7월 해당 계정에는 뉴욕의 티모시 돌런 추기경이 트럼프의 이민자 차별 발언을 지적한 글이 재공유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3년 뒤 2018년에는 시카고의 블레이즈 큐피치 추기경이 이민자 자녀와 부모를 분리하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글도 공유됐다.
다만 미국 정치와 관련된 게시물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으며, 주로 신앙과 가톨릭 교리에 관한 글이었다. 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 그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가 연결돼 있었지만,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직접 운영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편 미국인 교황이 선출된 데에 트럼프 대통령은 “새 교황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자신의 엑스 계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톨릭으로 개종한 밴스 부통령 역시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반면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은 레오 14세 교황 선출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가톨릭에 최악의 선택”이라며 “반트럼프 교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