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의학 전문 학술지인 랜싯 디지털 헬스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I가 암 환자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했고, 나이가 더 어린 것으로 추정된 사람들은 치료 후 예후도 좋았고 나이가 더 많은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AI의 얼굴 분석은 ‘페이스에이지(FaceAge)’라는 새로운 기술 도구를 활용한 것으로, 연구진은 건강하다고 추정되는 사람들의 사진 약 5만6000개를 훈련시켰다. 이 도구는 나이 들었음을 나타내는 외적인 표식뿐만 아니라 근육량 감소나 입 주변의 피부 주름 등 더 미세한 신체적 특징들을 분석한다.
이후 연구진은 약 6200명의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 시작 시 촬영한 사진을 사용해 알고리즘 테스트에 나섰다. 그 결과 페이스에이지가 생물학적 나이를 더 높게 추정한 사람은 생존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연령, 성별, 암 유형을 조정한 후에도 결과값은 비슷했다.
임상 의사들이 암 환자들의 사진만 보고 생존율을 예측했을 때 정확도는 61%였지만, 페이스에이지 분석을 함께 사용했을 때 정확도는 80%로 개선됐다.
페이스에이지는 얼굴을 통한 생물학적 나이 추정을 질병 위험 예측에 활용하려는, 이른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연구의 일환이다. AI가 방대한 건강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험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의 AI 의학부 책임자인 에르츠는 “이 연구는 단순한 셀카와 같은 사진에 환자와 임상의의 임상적 의사 결정 및 치료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 나이에 비해 얼마나 나이 들어 보이는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 나이보다 페이스에이지가 젊은 사람들은 암 치료 후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향후 의사들이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해 환자의 치료 방안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얼굴 분석을 통해 환자가 생리적으로 얼마나 건강한지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페이스에이지는 주로 백인 얼굴을 기준으로 훈련된 만큼 다른 피부 톤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성형수술이나 메이크업, 조명, 얼굴 각도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 생물학적 나이는 스트레스, 음주, 임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들은 현재 더 광범위한 환자를 대상으로 페이스에이지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고, 질병, 전반적인 건강 상태, 수명을 예측하는 능력도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