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한국의 지난해 무기 수출액이 140% 증가한 173억 달러(약 22조5000억 원)에 달하며 이중 탱크, 자주포, 전투기, 다연장로켓 등 124억 달러(약 16조1000억 원)어치가 우크라이나와 가장 가까운 폴란드에 판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처럼 무기 판매를 크게 늘린 한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거절하면서 수출 무기의 전용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의 이 같은 입장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을 기대하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그러나 한국 외에도 남미 국가 다수와 이스라엘 등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거부해왔으나 한국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덕을 본 나라가 없다면서 한국이 미국과 동맹 및 국익과 경제적 이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동유럽 각국이 소련제 무기를 서방 무기로 대체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무기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유력한 무기 수출국이 되고 있다고 NYT는 강조했다. 지난해 8월 폴란드에 탱크와 자주포를 판매키로 한 계약에 따르면 첫 선적을 3개월 뒤로 하는 것으로 돼 있는 등 신속한 공급 능력이 한국 무기회사들의 장점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무기 수출 증가에 고무된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027년까지 한국을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은 4번째 무기 수출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국은 지난 2017년~2021년 무기 수출액이 전 세계 수출액의 2.8%를 차지하는 8위 수출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폴란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와 대규모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 최대의 무기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사가 내년 생산능력을 3배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고 윤대통령이 “자유”와 “규칙에 따른” 국제질서를 옹호하는 동시에 전쟁을 계기로 무기 수출 증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균형을 취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재고가 부족해진 포탄을 수출하기로 동의하면서 최종 사용자가 미국이 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면서 이는 한국이 해외에 무기를 판매할 때 반드시 요구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그러나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크랍 자주포는 한국의 K9 자주포의 포대를 사용한다면서 한국의 무기 기술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진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